제작연도: 2019년 (2020.10.8 개봉)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코미디
국가:미국
러닝타임 109분
1. 영화줄거리
버나뎃(케이트 블란쳇)은 남편 엘지(빌리 크루덥)와 15살 딸 비(엠마 넬슨)와 살고 있습니다.
엘진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잘 나가는 프로그래머이고 비는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이라 들어가기 어렵기로 소문난 사립 고등학교에서 입학허가까지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유능한 남편과 모범생 딸에 더해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만 버나뎃의 인생은 무엇인가 늘 불안합니다. 그녀는 본디 LA에서 이름을 날리던 건축가였는데 결혼하면서 남편을 따라 시애틀로 이주했고 지금은 건축 일은 등한시 한 채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버나뎃은 감정기복이 심하고 무엇엔가 집중하면 넋이 빠지기 일쑤며 늘 제 멋대로 행동합니다.
사교성 넘치는 옆집 이웃 오드리(크리스틴 위그)와 동네 사람들이 보기에 버나뎃은 문제 많은 괴짜일 뿐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웃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몰려가는데 특히 옆집의 오드리와 만날 때마다 맹렬한 적대감이 둘 사이를 가득 채웁니다.
사실 오드리 입장에서는 한 동네 구성원으로 기본적인 예의 정도를 지켜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지만 두 사람은 가까이 지내기 어렵습니다.
버나뎃과 오드리 외에 부인의 사정을 건성으로 듣는 남편, 엄마와 모든 일을 나누는 친구 같은 딸, 엘지의 가정 사에 이르기까지 오지랖을 발휘하는 주제넘은 비서 수린(주디 그리어), 그리고 건축가로서 버나뎃의 진가를 알아주는 폴(로렌스 피시번)을 통해 여러 각도에서 버나뎃이라는 인물에 입체적으로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천재 건축가로 불렸던 버나뎃은 지금은 누가 봐도 사회부적응자의 모습입니다. 쇼핑부터 간단한 업무 처리까지 모두 온라인 비서 ‘만줄라’에게 맡기는 까닭에 별다른 외출도 하지 않습니다. 입이 한번 터졌다 하면 가시 돋친 말이 폭포수처럼 쏟아집니다.
똑소리 나는 딸 비만이 유일하게 (엠마 넬슨)는 그런 버나뎃을 이해하고 특별하게 바라보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비의 간절한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 버나뎃 가족은 남극 여행을 계획합니다. 워커홀릭 남편 엘진(빌리 크루덥)도 딸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문제는 만줄라를 통해 여행을 준비하던 버나뎃이 국제 범죄에 휘말리게 되면서 하루아침에 FBI 조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입니다. 남편마저 자신을 믿지 못하는 데 실망한 버나뎃은 조사가 시작된 바로 그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결국 딸 비와 남편 엘진은 버나뎃을 찾으러 남극까지 오게 되고 이 과정에서 남편 엘진은 자신이 아내를 이해하지 못하고 남들처럼 비뚤어진 편견과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가족의 화해와 사랑을 보여줍니다.
2. 시대적 배경 및 총평
이 영화의 원작은 미국의 동명 베스트셀러 미국 SNL작가 출신인 마리아 셈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이 소설은 전 세계 30여 개국에 출간되었으며, 뉴욕타임스에서 84주 동안 장기집권한 베스트셀러입니다. 감독 역시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보이후드'(2014), '스쿨 오브 락'(2003) 등의 명작을 남겼습니다.
‘비포 시리즈’로 유명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이 작품을 영화로 옮겨오면서 각색을 감행했습니다. 전반부는 캐릭터 묘사에 중점을 두고, 후반부는 가족들이 사라진 버나뎃을 찾아 나서며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버나뎃의 사연이 점점 드러나면서 이 영화는 캐릭터 코미디에서 소박한 감동이 있는 드라마로 변화해 갑니다.
그가 건축이라는 창작 과정을 멈춘 것도, 남들의 눈에 조금은 이상한 사람이 된 것도 모두 과거에서 비롯한 트라우마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상처는 영영 주저앉힐 듯 삶을 눌러댑니다. 그럴 때 가장 어려운 일은 상처받아 넘어진 곳에서 일어나 다시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버나뎃이라는 캐릭터를 보면 관객으로 바라보기에 그녀의 배경과 능력 성격인 부분을 공감하기보다는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기 쉽습니다. 천재이지만 남들과 교류를 싫어하기 때문에 그녀는 아웃사이더로 이해받고자 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단계의 면만 거두어 놓고 본다면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들여다보게 됩니다.
교류를 싫어하지만 남극으로 떠나는 과정에서 망가졌던 관계 중 하나인 이웃의 오드리의 도움을 받고 그 외의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남극 기지 재건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갖고 세상과 단절된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 나가기 시작합니다.
버나뎃이 자아를 되찾아 가는 과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되는 나의 이야기이자 타인을 바라보는 가끔의 나이기도 한 것입니다.
영화에서 더해 버나뎃은 미국사회를 심하게 꼬집고 있습니다. 물론 건축가의 시각으로 본 것이긴 하지만 그녀가 폴과 식당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인간의 편의를 위해 어떻게 자연이 부서지고 기형적으로 설계된 도로와 건축이 어떻게 도시를 망치는지 신랄한 비판이 이어집니다. 버나뎃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거의 독설에 가깝지만 진실과 아주 가깝기도 합니다.
3. 명장면 및 명대사
"버나뎃 폭스에요.명함은 없고요" (버나뎃 ㅣ 케이트블란쳇)
"예술가부터 될게. 난 앞으로 나아갈거야" (버나뎃 ㅣ 케이트블란쳇)
"사는 건갈수록 지루해 질 거고 인생을 재밌게 만들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걸" (버나뎃 ㅣ 케이트블란쳇)
"왜 누구와도 잘 지내지 못해? 언제나 남들 탓일 순 없잖아" (엘진 ㅣ 빌리 크루덥)
"너 같은사람은 창작을 해야해.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 위협이 되지" (폴젤리네크ㅣ로렌스피시번)
"상대의 마음을 속속들이 모른다고 노력하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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